[시시콜콜 미국 雜(잡)솨 11편] 당신의 겨울은 안녕하십니까?

차양현 승인 2021.01.27 10:12 | 최종 수정 2021.01.27 10:27 의견 0

# 두번째 폭설
최근 한국도 많은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뉴욕, 뉴저지도 오늘 눈 소식이 있다. 눈이 얼만큼 내리던, 비가 얼만큼 오던, 한국에서 등교와 출근은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알고 살았다. 이곳은 좀 다르다. 남부의 애틀랜타 같은 경우 짙눈깨비만 흩날려도 모든 학교와 직장에 휴무 및 휴교령이 떨어진다.

뉴욕이나 뉴저지의 경우 스노우스톰이 예상되면 일주일전부터 학교에서는 휴교 안내를 보낸다. 워낙 큰 국토면적 탓에 제설작업이 한국처럼 빠를 수가 없다. 그래서 어느 수준 이상의 날씨 상황에서는 언제나 선제적으로 휴무, 휴교령이 떨어진다. 언제부터인가 미국보다 휴일이 많아진 한국이기에 미국의 이런 갑작스러운 휴무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오늘은 기대했던 폭설이 아니기에 안타깝게도 출근을 했다. 보통 이곳의 폭설은 큰 바람을 동반하기 때문에 커다란 나무도 쓰러지고, 정전도 일어나고, 인터넷도 끊기고 하지만 꿀같은 뜻밖의 휴무라면 감당 못할 재해는 아니다. 안타깝게도 큰 폭설이 아니라니.

# 골프, 겨울 스포츠가 되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활황을 맞은 몇가지 업종 중에는 골프도 포함된다. 신체접촉이 없고, 혼자할 수 있으며, 밀집되지 않는 스포츠란 점에서 골프는 난데없는 호황을 맞이하였다. 특히 중장년 스포츠로 인식되던 골프가 2-30대에게까지 인기를 끌게 된 점은 골프산업의 큰 자산이다. 2020년 미국 스포츠 용품시장의 44%는 골프용품이었다. 최근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미국에서도 스크린 골프가 큰 인기다.

사실 미국은 스크린 골프나 필드 골프나 금액차이가 크지 않아서 별 인기가 없었다. 동네 골프장도 100달러짜리 연간 회원권 사 놓으면 연중 20~30달러 정도면 칠 수 있는게 골프인데 굳이 비좁은 스크린을 찾아갈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골프 인기가 늘어나면서 주말에는 최소 일주일 전에 예약하지 못하면 예약하기 어려워졌고 겨울이 되면서 문을 닫는 골프장도 늘어나니 과거 20~25달러 정도 하던 스크린 골프 이용요금이 시간당 40달러가 되어도 일주일치 예약이 모두 끝나 있는 곳이 많다.

뉴욕과 뉴저지는 간편하고 안락한 스크린 골프장이 새로운 인기 여흥 종목으로 발돋움 했다. 뉴욕이나 뉴저지 드라이빙 레인지는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드라이빙 레인지에는 스크린 골프장이 있는 경우가 많기에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서 스크린 골프도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해본다.

# ABT(Anything But Trump) 트럼프 빼고 다.
바이든이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이야기 한 것은 파리 기후변화협약 복귀였다. 우리의 겨울을 지켜줄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과 위기의식을 바이든은 잘 알고 있다. 그는 2035년까지 탄소 배출 발전시설 중단과 친환경 재생에너지의 도입, 205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경제 달성을 이야기 했다. 이미 캘리포니아는 2035년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 중단을 선언했으니 자동차 수출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도 구경만 할 처지는 아니다. 중국에 이어 두번째 수출국가인 미국의 행보는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지우기는 그뿐만이 아니다. 오바마 정부시절 20달러 지폐 도안에 노예제도 폐지를 막으며 아메리칸 원주민을 몰아냈던 앤드류 잭슨 전 대통령 대신 흑인 여성 인권에 앞장섰던 해리엇 터브먼으로 교체하려고 했었으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백지화 됐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가 지지하고 심지어는 백악관 집무실에도 초상화를 걸었던 앤드류 잭신 대통령 대신 여성 인권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을 20달러 지폐의 주인공으로 삼아 바이든 정부의 아젠다를 확실하게 심겠다는 계획이다. 19세기 300명이 넘는 흑인 노예 탈출을 도왔으며 여성 참정권을 위해 싸웠고 요리사이자, 간호사로, 무장 정찰병이자 간첩으로서 인원운동에 평생을 바친 그녀만큼 미국이 다시 겨울을 극복하고 인권과 민주주의의 선두에 설 날을 기다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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