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미국 雜(잡)솨 14편] 나는 화성인이 아니다(Not a Mars Person)

차양현 승인 2021.02.18 09:14 | 최종 수정 2021.02.18 12:09 의견 0

2092년
지구의 숲은 사라졌다. 토양은 산성화되었고 하늘의 태양은 빛을 잃었다. 영화 '승리호'에서는 2092년의 지구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주 개발 기업인 UTS는 생명력을 잃은 지구를 피해 위성 궤도에 새로운 터전을 일구고 선택된 일부 계층만 그곳에서 안락한 삶을 산다. UTS와 지구 궤도로 쏘아올려진 위성에서 나오는 쓰레기들은 지구에 버려지고 UTS의 설립자 설리반은 지구에는 희망이 없다며 화성의 성공적인 테라포밍을 강조하고 모든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공상과학,  풀어서 설명하면 일부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이 이야기는 2021년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자 빌게이츠와 페이팔과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그 주인공이다.

2021년
지구의 숲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토양은 산성화 되고 있고 하늘의 태양이 언제까지 우리를 비출지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앤멀린다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는 일론 머스크가 주장하는 화성이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월 15일 뉴욕타임즈(NYT)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스웨이'에 출연해 이와같이 말하면서 '일론 머스크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화성인이 아니다(not a mars person)''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기업 페이팔로 성공한 뒤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설립하며 가장 혁신적인 사업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게다가 그는 2025년 인류의 화성 탐사와 이주계획을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하다. 빌게이츠는 일론 머스트의 그간 업적(주로 테슬라)을 칭찬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들이 다른 산업 분야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면서 ‘사람들이 관심있어하는 것들, 즉 전기와 자동차는 문제의 30%일 뿐이며 우리는 그 외의 나머지(철강, 시멘트, 가축)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로켓(화성이주)을 해법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다. 그는 실제로 그의 저서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는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투모로우
2004년작 기후재난 영화 '투모로우'는 졸지에 2021년 텍사스 지방을 강타한 한파를 예언하는 예언서가 되어버렸다. 지난 15일 사막지형인 텍사스는 30년만의 초대형 한파가 몰아닥치며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이상현상이 벌어졌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에 모여있던 찬공기들을 가두고 있던 제트 기류가 약해지며 미국 내륙으로 한파가 쏟아져 내려온 결과다. 이로인해 텍사스 일부 지역은 알래스카보다 온도가 더 낮아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한파에 텍사스 지역은 430만 가구에 정전 피해가 발생했으며 곳곳에 난방을 하지못해 사망하는 경우도 다수 발생했다. 텍사스, 오클라호마, 뉴멕시코, 아칸소 지역까지 내려온 북극한파는 남동부의 온화한 공기와 만나면서 겨울폭풍까지 불러일으켜 피해를 더욱 가중시켰다. 미국 본토의 3/4는 눈에 뒤덮였고 주믹 2억명에게 경보가 발령되었다. 미국의 기상학자 타일러 몰딘은 ‘이번 한파는 올들어 첫 10억 달러 규모의 기상재난이 될것이다'라고 밝히면서 ‘이번 한파는 북극이 지구의 나머지 지역보다 두배 빨리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후위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늦게라도 하는 게 안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위안인지는 알 길 없다. 어떤 피해가 있더라도,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해야한다. 이기적으로 살아온 100년간의 인류가 어떻게 지구를 되돌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살아남는다. 누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고 대선에 나가고 보다 중요한 문제가 지금 인류에게 숙제로 내려왔고 곧 숙제검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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